에버랜드, 큰고니 야생방사 프로젝트 첫 결실 맺었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6월 26일, 오후 07:12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내 동물원에서 자연 부화된 큰고니가 올해 봄 약 2300km를 날아 여름 서식지이자 번식지인 러시아로 이동하는 첫 사례가 탄생했다.

삼성물산(028260) 리조트부문은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이가 야생 무리와 함께 비행해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23년 6월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조류생태환경연구소와 함께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1-2호인 큰고니의 야생 방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지난 2023년 6월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여름은 같은 해 10월 부산 을숙도 철새공원으로 이송돼 야생 큰고니 무리들과 어울리며 먹이 활동, 비행 능력, 사회적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여름은 지난 1996년 경기 남양주시 팔당리 부근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 채 무리에서 낙오해 조류보호협회에 구조됐던 아빠 ‘날개’와 그 곁을 지켰던 엄마 ‘낙동’ 사이에서 태어난 늦둥이다. 에버랜드는 날개와 낙동 커플이 지낼 수 있도록 동물원에 서식 공간을 조성했고, 2023년 6월 늦둥이 여름을 보게 됐다. 날개와 낙동은 1995년생으로 추정되는 부부다. 큰고니의 평균 수명이 25년 정도라는 점에서, 사람 나이로 100세가 다 돼서 늦둥이를 본 것이다.

연구팀은 여름의 등에 부착한 GPS를 통해 활동량, 활동반경 등을 체크하며 생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여름은 올해 봄까지 을숙도 대체서식지을 중심으로 반경 수십km 거리를 이동하는 시도를 한 것으로 관찰됐다.

이후 올해 4월 30일 을숙도 철새공원을 출발한 여름은 하루 만에 함경북도까지 이동한 이후 한 달간 휴식기를 가졌고, 5월 28일 이른 새벽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에 도착해 2300km의 여정을 마쳤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여름이가 좋은 짝과 함께 올해 겨울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온다면 큰고니 생태 연구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자연 생태계 회복에 대한 가능성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에버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