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는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설명회에서 “연율 기준으로 전기 대비 3% 수준이었던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반기에 2%대로 둔화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성장 둔화의 배경으로는 고율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투자 약화, 주요국 내수 부진을 꼽았다.
실제로 올해 글로벌 성장 전망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후 급락했다. 투자은행(IB)들은 올해 1월만 해도 세계경제 성장률을 3.1%로 봤으나 이달에는 2.9%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3.3%에서 4월 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2월 3.3%에서 이달 2.9%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는 재정을 꼽았다. 주요국 재정 부양 영향이 금융시장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금센터는 “미국, 유로존, 중국 등의 재정 부양 기조가 강화해 결과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밖에 관세의 실물경제 파급, 고금리와 물가에 따른 통화정책 변화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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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금센터는 하반기 세계 주가에 대해 견실한 기업 실적과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 등으로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 배경으로 미국이 감세·재정 지출 확대 등 정책 지원과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으로 기업 이익 연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특히 국금센터는 “최근 AI 관련주가 다른 부분에 비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AI 관련주는 최근 들어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인 4월 저점 대비 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가운데, AI 클라우드 수요에 따른 수익화 진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하반기 실물 경기 둔화에 따른 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주가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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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투자은행들의 달러인덱스(DXY) 예상 경로는 6%가량 하방으로 이동했다. 현재 달러인덱스를 97 중반대로 봤을 때, 하반기에는 1.5% 하락한 96으로 내려갈 것이란 추산이다.
이상원 국금센터 부장은 “연초대비 달러화가 10% 정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 과도하다는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 정도의 하락 폭은 아니지만,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금센터는 “장기 선행 지표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봤을 때 미국 경제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실제 관세율이 협상을 거쳐 낮아지고 성장 둔화 우려가 완화하면 달러화가 소폭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국채 금리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채 공급이 늘고, 해외 투자자의 매수세는 약화해 장기물 중심으로 뛸 것으로 진단됐다.
이용재 국금센터 원장은 “하반기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할 최대 관전 포인트는 미국의 경기둔화 폭과 미중 협상 결과”라며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위험이 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