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뛰어든 청년 사장님, 5년도 안 돼 무너졌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12일, 오전 10:51

(사진=챗gpt)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2030대 청년 자영업자들의 경우 타 연령대에 비해 창업 초기 폐업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2030대 폐업자 수와 창업 대비 폐업률이 모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폐업자들은 대출·카드 연체금액도 높아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농협은행의 NH트렌드+ ‘청년 자영업자 폐업, 이대로 괜찮을까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2030대 청년 폐업자 수와 창업 대비 폐업률이 증가하고 있다. NH농협카드 폐업 가맹점의 대표자로 등록된 고객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21년 1월 5000명대였던 2030대 폐업자는 2023년 1월 1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1월에는 1만 2000명 선을 돌파했다. 작년 7월에도 폐업자 수가 1만 1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폐업자 수가 늘고 있다. 농협은행이 2021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의 농협은행 여·수신 정보와 NH농협카드 가맹점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NH농협카드 창업 가맹점 수 대비 폐업 가맹점 수 비중 또한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2021년 1월 50% 수준이었던 창업 대비 폐업률은 2022년 6월 60%까지 높아졌고, 2023년 1월에는 8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에도 창업 대비 폐업률이 80% 후반대로 치솟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창업 대비 폐업률은 단순 폐업률과 달리 현재 시장의 경제적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라며 “경기 불황기에 특히 이 수치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년 간 2030대의 창업 대비 폐업률이 높은 업종은 일반음식점·일반주점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일반음식점의 창업 대비 폐업률은 127.5%, 일반주점은 99.1%로 나타났다. 일반잡화판매점(84.7%), 기성복점(82.9%), 커피전문점(82.2%)이 뒤를 이었다.

타 연령대에서는 슈퍼마켓(181.7%), 일반음식점(169.4%), 화장품점(138.3%), 일반주점(136.2%), 스포츠용품점(128.1%) 순으로 창업 대비 폐업률이 높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인해 외식 소비가 위축된 결과 음식점, 주점 폐업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기성복점, 커피전문점, 편의점, 휴게음식점은 2030대에서만 창업 대비 폐업률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고 분석했다.

2030대의 경우 타 연령대에 비해 창업초기 폐업 비중이 높았다. 농협은행이 가맹점 등록일자부터 지난해 8월 말까지 영업기간별 정상 가맹점 대비 폐업 가맹점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30대는 1~5년차 폐업 가맹점 비중이 68%로 타 연령대(60%)에 비해 8%포인트 높았다. 2030대 폐업 비중은 1년 이하가 26%, 1년 초과 5년 이하가 68%로 94%가 쏠려 있었다. 타연령대에서는 1년 이하 폐업 비중이 16%, 1년 초과 5년 이하 폐업 비중이 60%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청년 자영업자가 창업 초기에 타 연령대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지역별 2030대 창업 대비 폐업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년 동안 경상남도가 69%로 1위를, 울산이 68%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2030대의 창업 대비 폐업률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이었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서울 폐업률이 17곳 중 11위에 랭크한 것을 고려할 때 서울에서 창업한 청년의 경우 생존율이 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폐업은 금융자산 감소, 연체율 증가로 직결됐다. 2030대 폐업 가맹점주의 농협은행 수신잔액은 같은 세대 정상 가맹점주에 비해 26%나 낮았다. 대출 연체금액은 폐업 가맹점주(2084만원)가 정상 가맹점주(1933만원)에 비해 8% 높았다. 카드 연체금액은 정상 가맹점주가 275만원, 폐업 가맹점주의 경우 362만원으로 32%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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