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부산 사상구 경남정보대학교 학생식당에서 열린 '사랑의 삼계탕 나누기 행사'에서 총학생회와 자원봉사자들이 제75주년 6·25 전쟁일을 앞두고 지역 보훈 가족 어르신 250여 명에게 삼계탕을 대접하고 있다. 2025.6.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7월 20일 초복을 앞두고 생닭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에 약한 닭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오름세였던 삼계탕 가격이 더욱 올라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6월 삼계탕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는 122.56으로 나타났다. 2020년 물가를 기준으로 5년 동안 약 22% 올랐다는 뜻으로, 6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6.31)보다 상승 폭이 더 크다.
최근 들어서도 상승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서울 기준) 평균 가격은 1만 7654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5월(1만 6885원)보다 4.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도심 일부 삼계탕 가게는 이미 2만 원으로 오른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 가격 상승 폭이 더 가파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복날 성수기 수요 증가로 삼계탕의 원재료인 생계의 7월 유통 가격이 1kg당 2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1563원)보다 28%나 높다.
특히 최근 폭염으로 폐사되는 닭이 급격히 늘면서 수급 불안이 우려된다. 국내 양계장 대부분은 폐쇄형 구조라 열이 쉽게 배출되지 않고, 닭은 자체 체온 조절 기능도 없어 폭염이 발생할 경우 폐사 사고가 급증한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9일까지 폐사된 가축은 총 52만 6006마리인데, 이 중 96%(50만 6238마리)가 가금류로 조사됐다. 폐사된 가축 규모는 전년 동기(5만 1333마리)와 비교해 10.2배나 많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닭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2025.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대형마트 및 식품업계는 육계 및 삼계탕 가격을 당장 인상하진 않는 분위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7~8월 육계 도축량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본다. 하지만 폭염 등 이상 기후가 이어질 경우 수급이 불안정해져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현재의 물가 상승 추이와 예년보다 높은 육계 가격,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금류 폐사 수, 향후 지속되는 폭염 등이 삼계탕 원가를 더욱 밀어 올릴 경우 현재 평균 1만 7000원 후반대인 삼계탕 가격이 2만 원 가까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여름철 닭고기 생산을 확대하는 등 수급 관리에 나섰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축산재해대응반'을 운영 중이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닭고기 구매 시 최대 40% 할인하는 등 지원할 방침이다.
유통업계도 각종 할인 행사를 통해 물가 안정에 나섰다. 이마트는 16일까지 이마트앱 내 '바이어's 매거진'을 통해 '피코크 전복 품은 삼계탕', '피코크 통닭다리 누룽지 백숙', '비비고 들깨누룽지 삼계탕'에 사용 가능한 10%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롯데마트도 '삼계탕용 영계'는 4만수 한정으로 2000원대, '닭다리 두배 닭볶음탕'은 7000원대, '요리하다 강화섬계탕'은 6000원대에 판매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우 '세븐셀렉트 영양반계탕'에 대해 한정 수량으로 1+1 상시 행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육계 및 삼계탕은 여름이 되면 고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가격 상승 추이를 볼 때 물가 상승이 더욱 느껴질 것"이라며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해 최대한 관련 상품 행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