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직원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자료사진>. 2025.7.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소매유통 기업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물가·고금리로 움츠렸던 소비심리가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소비쿠폰 정책과 여름휴가 특수를 만나 모처럼 기지개를 켤 거란 판단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25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 결과 직전 분기(75) 대비 27포인트(p) 급등한 102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2021년 3분기(106) 이래 4년 만에 기준치(100)를 상회하는 것이다. R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주식시장 상승세, 금리 인하 기대감 등과 함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소비쿠폰 지급 등 소비 진작책이 여름 휴가철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됨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 출범에 대한 유통업계의 기대감도 컸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2.4%)이 '새 정부 출범이 자사가 속한 업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은 17.6%에 불과했다.
다만 업태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편의점(108)과 온라인쇼핑(105)은 나란히 기준치를 웃돌았고, 슈퍼마켓과 백화점도 기준치인 100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89)는 유일하게 기준치를 밑돌았다.
편의점(71→108)은 업태 중 가장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름휴가 기간 유동 인구 증가에 따른 음료, 간편식 수요가 증가할 거란 예상에서다. 여기에 더해 소액 결제가 많고 높은 접근성과 편리성으로 소비쿠폰 이용 가능성이 높아 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73→100)도 기준치를 회복했다.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부의 효과가 명품, 고가 패션, 주얼리 등 프리미엄 상품군 매출을 견인하고, 여름휴가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에서다.
반면 대형마트(73→89)는 업태 중 유일하게 기준치를 하회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데다 온라인 채널 및 슈퍼마켓과의 가격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새 정부 출범과 소비 진작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실제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같은 내수 진작 행사, 노후 차량 교체, 공공기관 냉난방기 교체 등 에너지 효율 시설투자,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 개선, 신산업 육성 지원 등을 통해 성장과 소비 여력 확충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RBSI 조사는 지난달 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및 6대 광역시 소재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쇼핑 등 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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