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에 2100억 태운 개미들, -20% 급락장에 600억 '눈물의 물타기'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5일, 오전 06:20

"어제(전 거래일)부터 지옥 구경이네요"
"내일도 하락인가요?"
"개미들아, 뭉치면 다 가라앉는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 확대 기대감에 급등했던 카카오페이(377300)가 2거래일간 약 20% 가까이 빠졌다. 지난달 말 기록한 52주 신고가와 비교하면 40%가량 급락했다. 새 정부 들어 2000억 원 넘게 순매수한 개미들은 패닉에 빠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9900원(12.44%) 내린 6만 97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에는 6만 9200원을 찍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인 지난 11일 8.19% 빠진 데 이어 이날도 12.44% 내리며 이틀 만에 19.60% 급락했다. 불과 약 3주 전인 지난 6월 25일 장 중 11만 4000원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39.29% 내렸다.

급락장이 펼쳐지기 전인 지난 10일까지 카카오페이는 이재명 정부 들어 127.26% 올랐다.

주가를 끌어올린 건 개미들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카카오페이를 2118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1191억 원, 기관은 979억 원 순매도했다.

급락장이 펼쳐진 지난 2거래일 동안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589억 원을 순매수하며 '물타기'에 나섰다. 지난 12일엔 198억 원, 이날은 391억 원어치 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41억 원, 기관은 340억 원 순매도한 것과는 정반대다.
그간 주가가 오른 건 새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에 카카오페이가 수혜를 입으리란 기대감 덕이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송금·결제·선불충전 등 거래 인프라를 두루 갖춘 만큼, 스테이블 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화폐와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고 봤다. 실제로 경기도는 카카오페이와 연동해 경기지역화폐 결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 등 정책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 17일 카카오페이가 스테이블 코인 관련 상표권 18건을 특허청에 출원하며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주가는 18일부터 26일까지 상한가를 한차례 거치며 6거래일간 62.00% 올랐다.

하지만 정책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커졌고,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었다.

그간 카카오페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카카오페이의 사업 모델이 지역화폐, 스테이블 코인 등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과 맞물릴 것이란 전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송금·결제·선불충전 등 거래 인프라를 두루 갖춘 만큼, 스테이블 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화폐와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고 봤다. 실제로 경기도는 카카오페이와 연동해 경기지역화폐 결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책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차익 매물이 다수 출회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HSBC 등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확장성이 떨어지고 정책도 아직 구체화하지 않아 실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이 여전히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인런' 사태를 경고했던 한은은 비은행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문호를 개방하더라도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며 허들을 높이는 대안을 내놨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3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집사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기업을 조사하는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도 소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카카오(-2.83%), 카카오게임즈(-2.97%), 카카오뱅크(-1.28%) 등 그룹주 전반이 하락 마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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