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5일 열린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민간 기업인 네이버(035420)대표 출신인 후보자의 전문성을 지적하는 질의로 점철됐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네이버 대표이던 당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채택한 증인이 불출석하자 이를 강력하게 항의했다.
역대 장관 중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만큼 '편법 증여'와 관련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한 후보자는 취임 후 증여세를 납부해 논란을 잠재우겠다고 답변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시작과 동시에 증인 불출석 문제로 시작부터 잡음을 있었다.
청문회에서 여야는 본 질의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증인 불출석을 이유로 50분가량 공방을 벌였다.
당초 한성숙 장관 후보자 청문회 증인에는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이 있는 최인혁 네이버 테크비즈니스 부문대표와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 지회장 등 2명이 여야 합의로 채택됐다.
최 대표는 2021년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졌을 당시 피해 직원이 속한 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었다. 당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진상 조사를 맡은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다만 최 대표는 '해외 출장' 사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에 꼭 필요한 증인과 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핵심 증인으로 겨우 협의된 최인혁 대표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얼마나 우습게 본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네이버 직장갑질 의혹과 관련한 후보자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최고운영책임자였던 최인혁 대표를 불렀는데 오늘 불출석했다"며 "증인 없는 맹탕 청문회가 일상화됐다. '청문회만 버티자'가 만능 해결책이 된 분위기다.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철규 산자중기위원장은 "증인으로 채택된 최인혁 대표가 공교롭게 해외 출장을 가게 돼 불출석계(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증인 채택하기 전에 이미 (출장 비행기) 티켓을 발권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치열한 공방 후 시작된 본 질의에서는 전문성 검증을 위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후보자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벤처투자 활성화 등을 끌어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경력이나 그간 해온 일을 보면 소상공인, 자영업자, 전통시장, 골목시장 등과 관련한 후보 자질은 안 보인다는 시선이 있다"며 "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네이버에서 프로젝트(꽃)를 진행하면서 소상공인들을 지원한 바 있다"며 "당시 소상공인들이 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그들의 디지털 전환을 도왔다. 그런 부분들이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수도권 창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중기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지역 창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권역을 크게 나눠 지역의 기술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관 의원은 "IT업계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것으로 안다"며 "벤처투자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의 국내 벤처투자를 촉진하겠다고 했는데 실행 계획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는 "해외투자자들이 한국에 와서 투자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젊은 친구들이 국내에서 투자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해외투자자들의 투자를 받고 엑시트할 수 있도록 하는 툴을 여러 부처와 협의해 정책적으로 보강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노모에 잠실 아파트를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22년 3월 모친과 함께 살고 있던 본인 소유 잠실 아파트에서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현 자택으로 이사하면서 모친을 잠실 아파트의 세대주로 등록했다. 같은 날 한 후보자의 큰언니도 잠실 아파트로 전입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본인이 아닌 타인이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해 이익을 얻을 경우 증여세 과세 대상이 돼 3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야권은 한 후보자 가족이 증여세 약 1400만 원을 납부해야 했다고 지적한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녀지만 마치 대가족의 성공한 K-장녀처럼 많은 역할을 해 온 것 같다"며 "그런데 장관이란 공인 신분이 되려고 보니 어머니를 내 집에서 살게 하고도 왜 노모에 월세를 받지 않았냐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설명을 좀 해달라"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이번 기회로) 공직자로서 눈높이가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며 "어머니 관련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세금(증여세) 처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세금을 낼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장관이 된다면 네이버 주식과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상속받아서 가지고 계신 주식 등을 팔아서 어머니가 증여세는 납부하시는 것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