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박 이어 엔진도 'K-조선' 맹추격…M&A로 기술 격차 좁혀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6일, 오전 07:00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자료사진(HD현대 제공)

중국 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에 이어 엔진 시장까지 'K-조선'을 위협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한데 이어 기술력 있는 해외업체를 인수, 기술 격차를 순식간에 좁히고 있다.

국내 엔진 업체는 최근 조선업 슈퍼사이클로 찾아온 호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추격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中 CSSC, 노르쉬핑 2025서 엔진 기술력 과시
16일 한국수출입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계는 과거 윈지디(WinGD)를 인수한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을 필두로 친환경 선박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2015년 인수된 윈지디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CSSC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의 만 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대형 선박 엔진 설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세계 최대 조선 해양 전시회 '노르쉬핑 2025'에서 CSSC는 윈지디를 내세워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 액화천연가스(LNG) 연료공급 장치 등 자체 개발한 친환경 설루션을 선보였다.

CSSC는 또 윈지디와 별도로 독자 개발한 메탄올 및 암모니아 중소형 이중연료 추진 엔진도 소개했다. 이 중 메탄올 엔진의 경우 16세트를 판매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메탄올과 암모니아 추진 선박은 탄소 배출량이 적어 LNG 등에 비해 친환경에 보다 더 다가갈 수 있는 연료로 꼽힌다. 특히 암모니아의 경우 탄소 배출량이 '0'이라 탄소 중립을 실현할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업계는 CSSC가 메탄올 및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자체 개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진행된 CSSC와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간 합병으로 불거진 한중간 기술 격차 감소 우려가 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메탄올이나 암모니아 엔진의 경우 국내에서 먼저 개발했던 만큼 충격적인 소식까지는 아니다"라면서도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K-선박엔진 호황, 中 발주 한계…"협력·정부 지원 절실"
HD현대마린엔진(071970)과 한화엔진(082740) 등 국내 엔진 업체의 경우 현재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컨센서스(영업이익 전망치)는 HD현대마린엔진은 전년 동기 대비 45.86% 증가한 131억 원, 한화엔진은 37.06% 오른 255억 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뿐 아니라 중국 조선업계 발주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선박 엔진 제작 능력이 발전할수록 국내 엔진 업체의 설 자리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선 보유량 세계 2위 중국은 국영선사를 중심으로 실운항 척수가 많아 데이터 확보에 유리하다"며 "운항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기술에서도 약점을 만회하고 성능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국내 해사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퇴보하고 있어 선박 탈탄소화 요구에 대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호 경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한 대응을 모색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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