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징후 포착된 美소비자물가…환율 1390원 경계[외환브리핑]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16일, 오전 08:14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90원으로 상승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관세의 징후가 나타나자 7월에 이어 9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도 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AFP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84.4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5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0.2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6.7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88.2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80.2원)보다는 8.0원 올랐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야간장에서 환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오르면서 5월(0.1%)에 비해 상승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0.2%) 역시 전달 0.1%에 비해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가정용품과 생활필수품 등에서 관세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 가정용 가구 및 용품의 가격은 5월 대비 1.0% 상승했다. 지난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가전제품은 1.9%나 뛰었고 비디오와 오디오 제품의 가격도 1.1% 올랐다. 장난감 가격은 1.8%, 의류 가격은 0.4% 각각 상승했다.

관세 영향이 의심되는 항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산출에도 포함되기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하락했다.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45.1%로 높여 잡았다. 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시되는 이달에 이어 9월에도 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된다.

미국 물가가 오르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자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4분 기준 98.63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강세로 인해 주요 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4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가오는 선거 불확실성으로 엔화 가치는 대부분 통화 대비로도 크게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환율은 달러 강세와 역내외 달러 매수세에 밀려 상승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업체의 결제 물량과 미국증시 투자 환전 수요도 지속되면서 환율 상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단기간에 환율이 박스권 상단인 1380원대로 오르면서 수출업체의 고점매도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점은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 외국인의 국내증시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1390원대로 상승을 저지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 시간으로 저녁 9시 반께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에서도 관세 영향이 가시화된다면 야간장에서 달러와 환율은 크게 상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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