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來 최고 주가 달리는 쿠팡…내수 부진에도 실적 성장세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7일, 오전 06:20

서울 중구의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차량이 주차돼 있다. 2025.6.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쿠팡이 올해 지속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4년 간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는 등 연일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내수 경기 회복에 따라 실적도 증가하면서 1위인 시장 점유율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1.7% 오른 31.13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 때 31.42달러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시가 총액은 565억 달러(약 78조 원)까지 올라섰다.

쿠팡 주가는 올해 들어 가장 낮았던 지난 4월 7일(19.76달러)과 비교해 3개월 만에 58% 급등했다. 이날 종가 기준 주가는 2021년 9월 8일(31.35달러)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가 기폭제였다. 원화 기준 1분기 매출이 11조 48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337억 원으로 340% 오른 것이다.

특히 국내 유통업계 부진이 이어진 와중에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2%로 전년(0.6%)보다 수익성이 개선됐고,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도 16% 늘어나면서 성장세가 확연했다. 이에 실적 발표 전날(5월 6일) 24달러였던 주가도 하루 만에 10.83% 뛰었다.

특히 지난해 8월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58% 인상했음에도 올해 초까지 회원이 이탈하는 대신 소폭 늘어났고, 분기 활성 고객 수도 증가세를 이어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들이 쿠팡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게 입증된 것이다.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흑자 전환과 대만 사업의 성장세 등 신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또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하며 주가 부양을 이끌었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이 e커머스 최선호주로 쿠팡을 제시하는 등 미국 현지의 긍정적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4.8.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업계는 다음 달 초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주가 상승세가 더욱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국내 매출이 대부분인 쿠팡도 내수 경기 활성화에 대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업계도 긍정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은 쿠팡이 2분기 84억 1500만 달러(약 11조 7000억 원)의 매출과 2억 4900만 달러(약 3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6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에선 쿠팡을 유통만이 아닌 기술 성장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이달 초 쿠팡은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인공지능(AI)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정책 수혜도 기대된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쿠팡의 매출 성장 잠재력을 고려하면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으로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와 관련해선 정부의 배달앱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정부여당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을 통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긍정적 환율 효과와 거시 경제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수요 개선 가능성, 배달앱 시장 내 점유율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쿠팡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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