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동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장이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사람을 위한 공간과 Interactive 기술, Robotics'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현대차(005380)가 올 연말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소형 다목적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의 두 번째 양산 제품을 선보인다. 2021년 첫 모델을 공개한 지 4년 만으로,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 전반에 활용되는 '1인용 만능 모빌리티 로봇'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장(상무)은 17일 2025년 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사람을 위한 공간과 인터랙티브 기술, 로보틱스'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현대차·기아의 로보틱스 전략을 소개했다.
차세대 모베드는 기존 제품에 그리퍼(Gripper)와 자율주행 기능, 소프트웨어 통합 스택을 내장했다. 현 상무는 "차세대 모베드는 다양한 산업과 생활 서비스 영역에 진입이 가능하다"며 "단순히 물체를 옮기는 수준을 넘어, 상황에 맞게 적절히 판단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현 상무는 지속가능한 로보틱스 기술의 핵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비싸지만 좋은 기술이 아니라, 쓸만하고 살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한다"며 "제품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유지보수, 사후서비스(AS)까지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착용 로봇 '엑스블(X-ble) 숄더'이다. 생산직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엑스블 숄더는 지난달 양산을 시작해 국내 공장에 보급 중이다. 내년에는 해외 판매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디지털 뱅킹의 미래와 토스뱅크의 성공방정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이은미 토스뱅크(456580) 대표와 최재원 SAMG엔터테인먼트 부대표도 이날 포럼 강연자로 나서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출범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은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3년 9개월 업력을 가진 막내 은행이지만, 고객 수는 13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순이익 475억 원을 기록하며 고공성장 중이다. 포브스가 선정하는 국내 전체 대상 은행 중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은미 대표가 꼽은 토스뱅크의 성장 요인은 '고객 퍼스트 전략'이다.
그는 "버튼의 위치, 클릭 수처럼 작은 차이까지도 집요하게 테스트한다. 토스뱅크 혁신의 핵심은 고객 중심 사고와 우선주의 철학에 있었다"며 "(애플리케이션 속도를) 1초라도 줄이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한다. 직원 스스로 0.5초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게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원 SAMG엔터 부대표가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캐치 티니핑, 2030 어른까지 사로잡은 IP비즈니스 확장 전략'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최재원 부대표는 캐릭터 IP(지식재산권)의 타깃을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바꾼 '역발상'으로 잭팟을 터뜨린 SAMG엔터테인먼트의 성공기를 풀어냈다.
캐릭터 시장은 전통적으로 어린이를 타깃으로 했지만, 최근 MZ세대(2030세대)를 중심으로 랜덤박스와 가챠(뽑기캡슐) 열풍이 불면서 주 소비층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른바 키덜트(아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는 값비싼 제품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구매력'까지 갖춘 점도 요인이다.
키덜트가 늘면서 글로벌 캐릭터 기업들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중국 팝마트(Popmart)는 시가총액이 네이버의 두 배 수준인 60조 원으로 치솟았고, 미국 산리오도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SAM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주가가 621% 올라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키덜트 소비는 '패밀리 소비'로 이어진다. 최 부대표는 "2000년대에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가 부모가 돼 자녀에게 티니핑을 사준다. 캐릭터 소비가 가족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AMG엔터테인먼트가 현대차, 클리오(CLIO), SM엔터테인먼트 등과 꾸준히 콜라보(협업) 굿즈를 내놓는 이유도 '패밀리 세일즈'를 염두한 전략이다. 최 부대표는 "티니핑이 완구시장에 머물렀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성장에는 결단이 필요하고,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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