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부산 강서구 현대부산신항만(HPNT)에 정박해 있는 '알헤시라스호'에 항만 노동자들이 물량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HMM 제공) 2020.4.2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제재로 국내 조선업계가 2조 원 규모의 잭팟을 연이어 터뜨리고 있다.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세 부과로 과거 중국이 주로 건조하던 컨테이너선 수주 문의가 잇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선사들이 컨테이너선 발주를 검토하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컨테이너선 수주 기대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화, LNG 이중연료 추진 컨선 7척 수주…최대 15.3억 달러
2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0위 선사인 대만 양밍은 최근 1만 5000TEU(1TEU=20피트 표준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7척을 한화오션(042660)에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선박은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다. LNG와 기존 연료인 벙커유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 연료와 경제적 연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계약 금액은 13억 6000만~15억 3000만 달러(약 1조 9000억~2조 13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2028년부터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양밍은 "내년 인도 예정인 5척의 LNG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과 함께 1만 5000TEU 선박에 이중 연료 설루션을 도입해 기존 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밍은 국제해사기구(IMO)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따라 LNG 이중 연료 추진 같은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선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쳐 왔다.양밍의 국적이 대만인 데다 미주 노선이 주력이기 때문이다.
양밍의 아시아발 미주 서안 노선 점유율은 5.5%로, HMM(6.0%), 일본 ONE(13.5%)과 함께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다.
"톤당 18달러 수수료"에 中 선박 기피…상반기 中 조선 점유율 12%p↓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세 부과를 결정한 이후 국내 조선업계의 컨테이너선 수주 잭팟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오는 10월부터 중국 국적 선박에 톤당 50달러, 중국 건조 선박에 톤당 18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매길 예정이다. 수수료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그리스 선사 캐피탈 마리타임으로부터 지난 4월 피더(중형)급 14척을 포함, 컨테이너선 18척을 약 1조 8000억 원에 수주한 바 있다. 뒤이어 6월에도 일본 선사 ONE으로부터 1만 59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계약을 2조 4000억 원에 따냈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 이후 중국 조선업계의 수주 경쟁력은 낮아지는 모양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선박 수주 점유율은 5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4% 대비 12%포인트(p) 감소했다.
컨테이너선 추가 수주 기대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 7위 해운 선사 대만 에버그린은 최대 20척의 1만 2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영국 해운사 조디악과 장금상선은 1만 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발주를 HD현대중공업(329180)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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