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늘면서 어음 부도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게 치솟았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어음 부도율(전자 결제분 제외)은 0.4%로, 지난 2015년 3월 0.41%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월 0.04%와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0배 뛰었다.

어음 부도는 약속어음이나 환어음 등을 발행한 사업자가 만기일 어음 금액을 지불하지 못해 발생한 결제 실패를 의미한다. 어음 부도를 반복한 사업자는 어음 거래 정지 처분을 받고 심하면 파산도 맞는다.

우려스러운 점은 기술적 부도를 제외하더라도 어음 부도율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기술적 부도는 보증기금 등의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이 정상적으로 갚아지고 있지만 차환 과정에서 만기일 불일치 등의 이유로 발생한 부도를 의미한다.

지난 5월 P-CBO 기술적 부도 제외 어음 부도율은 0.24%로, 전월(0.06%)의 4배로 급등했다. 지난해 11월(0.21%)보다 높았고, 2023년 4월(0.26%)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5월 어음 부도 장수는 1000장으로 평소와 비슷했으나, 부도 금액은 7880억 원으로 역시 2023년 5월(7929억 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였다.

경기 둔화가 계속되면서 국내 기업의 부실 위험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내수 부진이 길어진 가운데 국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환율 변동성도 확대됨에 따라 기업의 부실 위험 증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해지면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돼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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