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난리난 ‘아트토이’…韓유통업계서도 ‘키워드’ 부상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20일, 오후 05:38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아트토이’(디자이너 장난감)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국내 유통업계도 캐릭터 콘텐츠 확대에 나섰다. 단순 장난감이 아닌, 문화적 소비재로 자리 잡은 아트토이는 최근 MZ고객층의 수집욕을 자극하며 국내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도 신규 아트토이를 발굴·입점하거나 팝업(임시매장)을 기획하는 등 ‘키덜트’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내 ‘시시호시’ 매장 전경. 전면에 아트토이 제품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2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내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 ‘시시호시’의 올 상반기 아트토이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늘었다. 시시호시는 롯데백화점이 2020년 선보인 편집매장 브랜드로 기존 백화점과 다른 차별화 상품 등을 제안하는 매장이다. MZ세대와 3040 여성 고객 등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주 타깃층인데, 최근엔 아트토이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아트토이는 아티스트나 디자이너의 색채를 입혀 일부 변형을 시킨 캐릭터 상품을 의미한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 아닌, 키덜트와 성숙한 콜렉터(수집가)들을 위한 디자인 소품에 가깝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중국 팝아트의 ‘라부부’가 있다. 라부부는 최근 중국내 인기를 넘어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에서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대흥행을 거두고 있다.

시시호시는 아트토이 인기브랜드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실제 최근엔 ‘미피’ 키링으로 큰 인기를 끈 네덜란드 아트토이 브랜드 ‘본톤토이즈’를 신규 입점시켰다. 또 MZ세대 사이에서 ‘애착인형’으로 불리며, 한때 품절대란을 일으켰던 아트토이 브랜드 ‘테이스티드’와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아트토이와 콘텐츠는 일종의 매출 보증수표”라며 “특히 희소성을 내세운 한정판 굿즈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인기가 높아, 팝업스토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단독 아트토이 상품을 구성하는 등 고객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HDC아이파크몰도 아트토이를 포함한 캐릭터 콘텐츠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음달 초 40여개 콘텐츠가 모인 ‘도파민 스테이션’을 오픈하고 기존에도 강세를 보였던 캐릭터 콘텐츠를 한층 강화한다. 라부부로 대표되는 팝아트는 물론, 로빈세라믹 스튜디오 등 다양한 아트토이 매장들이 있다. 이밖에도 하이트진로, 르꼬끄 스포르티브 등도 아트토이 작가들과 협업 상품을 출시하는 등 유통업계 전반에 아트토이 협력 콘텐츠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국내 아트토이 시장은 해외에 비해 아직 규모와 대중성 면에서는 작은 편이지만, 최근 몇년새 수요가 확대하고 있다. 실제 팝아트 코리아의 지난해 한국시장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로제, 가수 리한나 등 글로벌 스타들이 라부부를 SNS에 공유하면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높은 가격에 되파는 ‘리셀’ 상품들도 늘고 있다.

국내 아트토이 작가들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티로리’(이슬기), ‘더쿠’(초코사이다), ‘아포프렌즈’(이효숙), ‘어썸대디’(토베이) 등이 있다. 아트토이를 원하는 유통채널과 이를 공급하는 작가들의 생태계도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아트토이는 단순 장난감을 넘어 고유의 세계관, 스토리, 브랜드를 가진 만큼 소유자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차별화 도구로 꼽힌다. 이는 MZ세대가 아트토이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대중적인 아트토이의 경우, 대부분 무작위 판매(랜덤 박스) 형식이어서 희소성 측면에서도 차별성이 있다. 또 자체 스토리가 있는 IP인 만큼, 타 기업들과 협업 상품을 만들 때도 차별화된 상징성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트토이는 랜덤 박스 판매 방식이 많아 고객들에게 소장 욕구와 반복 구매를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희소성이 높을 수밖에 없어 리셀 시장도 형성되는 상황”이라며 “아트토이가 불황 속 문화적 소비재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다양한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팝아트의 아트토이 ‘라부부’.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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