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금리, 예전같지 않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20일, 오후 06:31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금리 맛집’으로 불리며 고객을 끌어온 인터넷전문은행업계가 예적금 금리를 급격히 내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 규제도 강화하면서 고객의 돈을 맡아도 대출을 해줄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기본금리를 0.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60%에서 2.55%로, 자유적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80%에서 2.75%로 조정했다.

잔돈을 모으는 서비스인 ‘저금통’ 상품 금리는 연 6.00%에서 4.00%로 2.00%포인트 내렸다. 한달적금 기본금리는 1.00%포인트, 26주적금 기본금리는 0.50%포인트 내린다. 앞서 지난달 케이뱅크는 플러스박스, 코드K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 2종의 금리를 인하했다. 케이뱅크 대표 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박스 금리는 예금액 5000만원 이하면 금리를 기존 연 1.90%(이하 1년 기준)에서 1.70%로, 5000만원 초과 시 2.40%에서 2.30%로 각각 0.20%포인트, 0.10%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인뱅 간 수신금리 차이도 사실상 사라졌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2.55%로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최고금리와 같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도 최고 연 2.60%를 적용해 불과 0.05%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내세웠던 그간의 마케팅 수단이 사라진 셈이다.

인뱅의 이 같은 조치는 대출규제 강화로 수신이 늘어난 만큼 대출을 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했다. 또한 하반기 가계 대출 총량 목표치의 50%를 축소하고 정책금융대출도 25%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뱅이 수신 관리에 나선 것이다. 올해 1분기 인뱅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예대율은 각각 73%, 69%, 56%에 불과하다. 시중은행이 98% 안팎의 예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최대 40%포인트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규제도 인뱅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소다. 인뱅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목표치를 30%로 부여하고 있어 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 없다. 올해는 ‘신규 취급액 30%’ 기준도 추가돼 여신을 무작정 확장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공격적으로 대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수신이 늘어나도 이를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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