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내수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1분기엔 역성장했지만, 2분기에는 양호한 수출과 소비심리 개선에 힘입어 성장세로 돌아서리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건설투자 부문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개선 폭이 크지 않고, 지난 5월 편성된 13조 8000억원 규모 1차 추가경정예산(예산)의 효과 역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2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은 0.5%(중간값)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0.2%의 역성장 충격에서 벗어나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2분기 GDP 성장률을 종전 0.8%에서 0.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2분기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한은은 건설경기 부진과 더딘 소비 회복에 따른 내수 부진을 꼽았다. 특히 건설투자는 앞선 2월 전망치인 -2.8%에서 5월 -6.1%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건설투자 부문은 지난해 말부터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건설투자는 선주문이 쌓여야 GDP에 반영이 되는데 아직까지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내년쯤은 되어야 회복세가 확인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성장률 회복의 가장 큰 변수로도 건설투자가 손꼽힌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 성장률의 변수는 여전히 건설투자”라면서 “건설투자 부문이 전년동기대비 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는데 만일 더 크게 나빠진다면 성장률 역시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에도 양호한 성적을 기록해온 수출은 2분기 성장률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598억 달러(80조 7898억원)을 기록,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에도 불구하고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통관수출이 전년 대비 2.1% 늘어나는 등 순수출 부문이 GDP에 0.2%포인트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1차 추경 효과는 제한적…2차 추경은 하반기 모멘텀”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경이 향후 시차를 두고 국내 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은 여전한 불확실성 요소로 꼽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1차 추경의 경우 내수 부양 관련 예산이 크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2차 추경은 집행이 늦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2차 추경은 31조 8000억원 규모로 1차 대비 대규모로 편성,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처럼 2차 추경은 하반기부터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차 추경 효과까지 감안하면 연간 GDP 성장률은 1.0% 달성이 가능하나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0.7%에 그칠 수 있다”면서 “아직은 내년 말까지 경기 흐름이 천천히 회복되는 완만한 브이(V)자 형태일 가능성이 높지만 협상 결과가 좋지 않다면 추경 효과로 잠깐 반등하다 다시 재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GDP 성장률을 0.9%로 중간값(1.0%) 대비 낮게 잡은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거시 경제 변수로는 트럼프 정책 리스크와 중국의 경기 반등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가 우방국에 한해 10~20%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가정할 때, 우리나라는 10~15% 정도의 관세율을 예상한다면 연간 0.9%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