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타계한 에드윈 퓰너(Edwin John Feulner Jr.)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2022년 4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8일(현지시간) 타계한 미국 보수 진영 최대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창립자 에드윈 퓰너(향년 83세)는 미국 내 대표적 지한파 거물이다. 그는 1971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생전 200회 가까이 방한할 정도로 한국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국내 인사들과도 두터운 인연을 이어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유대를 쌓았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1980년대 미국 워싱턴에서 망명 중일 때 만나 평생을 친구처럼 지냈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경기 고양시 일산 자택을 직접 찾아 축하했다. 한국 정부는 2002년 한미 우호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퓰너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국회의원이던 2001년 만난 이후 15년에 걸쳐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방한 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나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재계와의 인연도 깊었다. 삼성가(家)와는 3대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은 1985년부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기리는 '이병철 콘퍼런스'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했을 땐 국내 언론에 추도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오랜 친구이기도 했다. 퓰너는 별세 전까지 헤리티지재단 산하 아시아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며 '정주영 외교정책 펠로'로 활동했다. 그와 정주영 명예회장과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직함이다.
1987년 정주영 회장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설립자이자 명예이사장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도 40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는 1980년대 초부터 40년간 친분을 이어왔다. 그는 매년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김 회장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엔 (주)한화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그의 별세에 국내에서도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21일 김승연 회장이 "개인적으로 오랜 친구이자 한미 관계에 큰 역할을 해온 훌륭한 지도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며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아산정책연구원도 전날 추도문을 내고 "퓰너 박사는 한미 동맹의 실체를 몸소 보여준 존재였다"며 "그는 외교 정책 분야에 큰 유산을 남겼으며 한국의 좋은 친구였다"고 애도했다.
퓰너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1941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1973년 헤리티지재단을 공동 창립했으며 1977년부터 37년간 이사장을 맡아 재단을 미국 보수주의 정책의 핵심 기관으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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