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 완화에 뉴욕 증시 달군 가상자산 기업들…"IPO 광풍 신호탄"

재테크

뉴스1,

2025년 6월 25일, 오후 09:45


가상자산 기업들이 미국 뉴욕 증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의 화려한 증시 입성이 맞물리며 다른 가상자산 기업들도 잇따라 상장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는 증시 상장이 투자 자금 유입을 늘리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고 있다. 월가가 가상자산 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변모하며, 가상자산 발행(ICO) 열풍이 불던 지난 2017년을 연상케 하는 대규모 '상장 러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美 증시 입성한 서클, 주가 5배 급등…갤럭시 디지털 상장 성공
서클은 이달 초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중에서 최초의 상장 사례다.

서클의 공모가는 31달러로 책정됐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무려 168% 급등한 82.2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첫 거래일에만 4710만 9641주가 거래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서클의 주가는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지난 23일(현지시간)에는 종가 기준 263.45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222.65달러로 장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7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에는 장중 최고가 164달러까지 치솟았다. 공모가 대비 5배 넘게 오른 기록이다.

서클에 대한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서클 상장 당일 450만 주를 대거 매입했다.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와 SBI신세이은행 역시 서클에 총 50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했다.

가상자산 운용사 갤럭시 디지털도 지난달 미국 규제 당국과 오랜 협상 끝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갤럭시 디지털 주가는 공모가 대비 4% 이상 오른 22.80달러로 첫 거래일을 마감하며 성공적으로 첫발을 뗐다.

그동안 뉴욕 증시에서 원조 웹3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곳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뿐이었다.

지난 2021년 4월 나스닥에 입성한 코인베이스는 꾸준히 실적을 인정받아 지난달 '미 증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됐다.

미국 증권사 칸토 피츠제럴드도 코인베이스의 내년 6월 목표 주가를 기존 253달러에서 292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줄줄이 '도전장'…"블록버스터급 IPO 시대 열릴 것"
서클의 성공적인 상장을 기점으로 많은 가상자산 기업들이 뉴욕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주식 발행 수와 가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불과 5일 뒤에는 억만장자로 유명한 '피터 틸'이 투자한 가상자산 거래소 '불리시'가 SEC에 IPO 신청서를 접수했다. 불리시는 지난 2021년 한 차례 증시 입성을 시도했지만,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등으로 시장이 흔들리며 무산됐다.

SEC의 소송 철회로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한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IPO를 추진한다. 크라켄은 지난 3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JP모건과 최대 1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위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기업이 증시 입성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가상자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SEC는 올해만 4차례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을 주제로 가상자산 업계와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법'은 최근 미국 상원의 표결을 통과해 하원과 대통령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JP모건은 "미국의 규제 환경이 가상자산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IPO와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기업 입장에서도 증시 입성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기관의 자금이 들어올 창구가 열리는 셈"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규 자금 조달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흐름이 'IPO 광풍'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 설립자는 "서클의 성공은 지난 2017년 ICO 열풍을 IPO 광풍으로 바꿀 출발점"이라며 "거대한 투자자금이 몰리는 블록버스터급 IPO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리서처는 "규제가 명확해질수록 가상자산 기업들의 상장 시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