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해관총서를 인용해 올해 6월 중국의 희토류(광물 및 금속 형태) 수출량이 7742톤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월(5865톤) 대비 32%, 전년 동월(4829톤) 대비 60% 각각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누적 수출량도 3만 256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9095톤)보다 12%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희토류 수출 급증은 지난 4월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한 영향이다.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희토류 17종 중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보복 조치가 아닌 ‘국가안보 및 전략자원 보호’를 희토류 수출 통제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자동차·풍력발전·스마트폰·군수산업 등 첨단 제조업의 필수 소재다. 이 중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등이 포함된 ‘영구자석’은 전기차 모터, 고성능 전자기기 등에 널리 사용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독일 등 소수 국가만이 일부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통제는 희토류 원광 및 금속뿐 아니라, 미량이라도 통제 품목이 포함된 자석·합금 등 가공제품까지 적용된다. 수출업체에 대해 엄격한 라이선스 발급과 최종 수요처 확인, 제3국 재수출 금지 등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지난 4~5월 수출 허가 지연으로 희토류 공급이 일시적으로 급감했고, 가격도 단기 급등세를 보였다. 아울러 미국·유럽 등지의 자동차 공장 일부는 희토류 자석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에 희토류를 필요로 하는 전 세계 기업들은 미래 공급 불안정을 우려해 적극적인 재고 확보에 나섰고 일시적으로 수요가 폭증했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전자업계는 중국 이외 공급처 확보와 재활용 기술 개발에도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미중 간 희토류 협상에서 일부 완화 조치가 나왔으나, 여전히 군사용·첨단기술용 희토류는 통제 품목에 포함돼 있다. 중국 외교부는 “유럽의 정상적 희토류 수요는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공급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한편 중국은 오는 20일 전체 희토류 수출 세부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며, 영구자석 등의 가공제품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수출 급증이 일시적 사재기에 따른 현상인지, 아니면 구조적 공급 변화의 신호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